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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방이 양방에 판정패한 분야가 있다. 바로 정력제 시장이다.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 등의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오면서 한방의 강점이던 보약의 수요가 감소했다. 정력 때문에 한의원을 찾는 보약 환자의 수는 크게 줄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접하면서 걱정을 하는 한의사들이 많다. 수입이 주는 것도 우려되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발기부전 치료제에 의존하여 성생활을 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걱정한다. 한방에서 성생활 때문에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보는 경우는 음허 환자들이다. 잘 어지럽고 손발이 화끈거리며 몸에 열이 오르다 땀이 나며 열이 사라지는 것이 대표적인 음허증이다. 잘 때 땀이 나거나 건망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음허증 환자들이 과도한 성생활을 하면 음허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허리와 다리에 힘이 빠지고 시큰거리며 심하면 이명이 생긴다. 퍼올릴 물이 거의 없는 우물에서 밑바닥에 조금 남은 한방울까지 긁어내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음허증이 진행되면 성욕이 과도하게 항진되기도 한다. 음이 허하면 몸안의 화를 갈무리할 수 없고, 화가 성욕으로 분출되는 것이다. 음허증인 폐결핵 환자들의 성욕이 강해지는 이유다.

한방에선 정액을 귀중한 것으로 여긴다. 양생법에선 성관계 때 사정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접이불사’를 말하기도 한다. 사정을 하지 않으면 전립선 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접이불사를 주장한다. 정액은 몸에서 만드는 가장 정미로운 기운이 응축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액의 성분이 단백질 몇 그램에 불과하다는 시각과는 큰 차이가 있다.

발기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하기 전에 그 원인을 찾아보아야 한다. 운동이 부족한 것인지, 흡연 때문인지 잘 살피고 이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조기축구를 하거나 조깅을 해도 정력이 좋아질 수 있다. 금연을 해도 하체가 튼실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몸의 기력이 되살아나지 않으면 정력을 강화시키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황&리 경희한의원 원장 sunspap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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