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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3 00:20:19

무엇에든 기초가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추운 겨울철 내복을 입으면 한결 따뜻하듯이 건물에도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건물 내피나 외피에 단열재를 충분히 그리고 꼼꼼히 넣는 것이다. 기초를 단단히 한 다음 가장 적은 에너지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리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현재까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름이나 가스 형태의 에너지원은 화석연료로서 한번 이용하고 나면 재활용이 될 수 없고 또한 사용과정에 환경오염을 일으키니 이에 대한 고려도 해야 한다. 그래서 요즘 환경보호와 에너지 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건축물이 태양에너지를 최대한 이용하는 설계기법이 제시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온실은 아주 훌륭한 구조물로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보일러를 두는 셈이다. 주택 전면에 온실을 남쪽 방향으로 설치하면 태양열로 인해 겨울철 낮에 섭씨 30도 이상의 따뜻한 공기를 집 안으로 들여보낼 수 있게 된다. 다만 여름철에 더운 공기가 건물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온실 천창을 설치해 더운 바람은 위로 빠져나갈 수 있게 하고 찬 공기는 아래의 창문으로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이렇듯 단열이 잘 이뤄지고 온실의 규모를 적정하게 설치할 경우 겨울 낮에 특별한 난방 없이 20도 이상의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독일에서는 이러한 온실을 ‘겨울정원’이라고 해서 건물 내부와 외부의 완충공간 구실을 하게 하며, 더욱이 이러한 공간에 화초를 놓음으로써 겨울철에도 항상 푸르름을 집안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몇 해 전 설계한 단독주택에도 이러한 개념을 적용해 온실계획을 한 적이 있다. 지난 가을 온실을 설치하면서 목재와 같은 천연재료를 이용하고 이중유리로 최대한 단열효과를 꾀하려 했으나 아직까지는 국내에 그러한 재료를 이용한 제작기술이 미흡해 제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알루미늄 단열창틀로 대체했다. 또한 온실 천창을 자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게 하는 창문도 수입제품밖에 없어 수동으로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변경해야만 했다. 이렇듯 우여곡절 끝에 온실을 달았고, 그 덕분에 건축주는 추운 겨울 산 속에서 난방비 걱정없이 따뜻한 햇살과 함께 포근한 겨울을 나고 있다고 한다. 이태구/세명대 건축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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