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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70년대 중반 생입니다. 어렸을 때야 학교나 집 이외의 장소에서 볼일을 볼 일이 거의 없었으니 생각해 볼 기억이 전혀 없지만 성인이 된 이후, 그러니까 90년대 초반부터는 공중 화장실에 이미지가 조금은 머리에 남아 있습니다.

그 때는 건물 안의 화장실 문이 열려있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화장실 안에 화장지는 당연히 없는 것이니 근처 편의점에서 구매를 했어야 했고요. 지하철 화장실에도 화장지가 없었습니다. 화장실 밖에 화장지를 살 수 있는 자판기가 준비되어 있었죠.

2000년대가 되어서야 지하철 화장실에 화장지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 당연한 사실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여유가 생겼다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도서관, 동사무소, 구청 등 공공건물 화장실에도, 그에 따라 점점 사유 건물의 화장실에도 화장지가 걸려 있게 됩니다. 이런 변화를 경험하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과정입니다. 내가 사는 나라가 부유해져 밑에서부터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니까요.

 

공유할 수 있는 정수기를 생각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 건물에는 정수기가 설치되어 언제라도 시원한 물을 먹을 수 있습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요즘엔 시간 날 때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공유 사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무려 커피 머신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원두도 항상 채워져 있고요. 그 옆에는 얼음이 나오는 정수기가 있어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직접 만들어 즐길 수 있습니다.

빡빡한 자본주의, 개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도서관에서 누구나 책을 빌려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사회에서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느낌은 새롭습니다. 그리고 어떤식으로 확장되어 갈지 호기심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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