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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뉴스공장에 얼굴을 비추시던 박태웅님께서 유튜브 채널을 드뎌 만들었다. 요즘엔 AI 강의 위주다 보니 잊을 수 있겠지만 2021년 ⟪눈 떠보니 선진국⟫이란 책을 내셨던 분이다.
저자는 이전 저서 『눈 떠보니 선진국』을 통해, 한국이 짧은 시간 안에 선진국으로 도약했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놓쳤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한국은 UN 창설 이래 최초로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만장일치 승인을 받은 유일한 국가로, 이는 분명 자랑스러운 성과다. 하지만 지나치게 빠른 발전 속도로 인해 사회적, 문화적, 제도적 측면에서 채우지 못한 공백이 존재하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특히 저자는 ‘문화 지체’ 현상을 강조한다.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이 되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선진국다운 문제 해결 방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면 우선 그 문제를 정의하고,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대표적인 예가 유럽연합(EU)의 ‘녹서(Green Paper)’ 제도다.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면 정부나 기관이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질문에 답해야 하는가?”를 묻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들이 의견을 모은다. 이후 이를 정리해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데, 한국 사회에는 이런 구조적 접근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저출산 문제를 보면,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근본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이 거의 없다. 단순히 출산율이 낮다는 현상만을 바라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나열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또한, 최근 심각해진 전세 문제에서도 ‘전세 사기의 피해자가 왜 30대에 집중되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이처럼 한국 사회는 복잡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먼저 질문을 던지고 논의하는 과정이 부족하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제는 한국 사회가 단순한 문제 해결을 넘어 문제를 정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시작점은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사회적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토론하고, 합의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민주당은 특정 사안에 큰 관심을 보이며 시민들의 집단지성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작년 말, 해당 사안을 논의하고 해결하기 위한 계획이 합의되었으며, 약 10~11개월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급박한 일정 속에서 기존 정치 구조의 문제와 시민 참여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정치적 사고가 발생하면 시민들이 나서서 해결하지만, 이후 정치권은 기존 방식대로 운영되며 시민들은 소외되는 구조가 반복된다. 이는 비정상적이며, 시민들이 단순한 사고 수습자가 아니라 정치적 요구를 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민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전달할 자격이 있으며, 이는 단순한 요구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이다.
한국은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부패 지수는 30위 밖에 머물러 있다. 이는 엘리트 카르텔의 문제이며, 신뢰 자본의 분배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는 풍부한 신뢰 자본이 존재하며, 이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사회 변화를 빠르게 이끌어낼 수 있다.
정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은 일부 정치인들이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 정치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시민 참여를 막고, 정치권이 독점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시민들이 의견을 모아 전달하고 공론화하는 과정 자체가 정치의 한 형태이며, 이는 필수적인 민주적 절차이다.
결론적으로, 시민들은 정치적 의사 표현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하며, 정치 참여를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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