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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책

막걸리를 탐하다

Escaper 2024. 1. 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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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종호

● 2018년 출간
●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와 과학국가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문부성이 주최하는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으며 해외 유치 과학자로 귀국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에서 연구했다. 과학기술처장관상, 태양에너지학회상,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했으며, 기초 없이 빌딩을 50층 이상 올릴 수 있는 ‘역피라미드 공법’을 비롯해 특허 10여 개를 20여 개국에 출원하는 등 이론과 실제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그동안 『침대에서 읽는 과학』,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직업』, 『로봇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전2권), 『유적으로 보는 우리 역사』(전2권), 『과학문화유산답사기』(전4권), 『미스터리와 진실』(전3권), 『황금보검의 비밀』, 『과학 삼국유사』, 『과학 삼국사기』, 『과학으로 보는 삼국지』, 『파라오의 저주』, 『천재를 이긴 천재들』(전2권), 『세계 불가사의 여행』, 『세계사를 뒤흔든 발굴』, 『노벨상이 만든 세상』 등 100여 권을 집필했다.


효모 균체는 단백질과 각종 비타민의 함량이 높아 영양이 풍부하며 젖산균과 같은 정장제로 이용된다. 막걸리를 통해 살아 있는 효모를 흡수하면 장내 유해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는 정장제로서 효과를 얻는 것이다. 또한 인체 조직 합성에 기여하는 라이신과 간 질환을 예방하는 메티오라는 물질이 있다. 특히 톡 쏘는 맛을 내는 유기산에는 장수 효과를 갖는 성분이 들어 있다고 전해진다.

누룩 속의 곰팡이 균이 효소를 생성하여 전분을 당화시키고, 당화 과정에서 생성된 당(포도당)을 누룩 속 효모east가 알코올로 분해한다.

효모는 통성혐기성미생물(산소 호흡을 주로 하지만 무산소 환경에서도 증식할 수 있는 미생물)이므로 산소가 많으면 증식하고 산소가 적으면 증식보다 혐기적 호흡에 의해 대사 중간 생성물인 알코올을 생산하는 특징이 있다.

전통적으로 누룩을 국자麴子, 국麴, 곡자麯子라고 표기해왔는데, 언젠가부터 한 ・ 중 ・ 일 삼국은 각기 다르게 표기했다. 중국은 국자麴子, 일본은 국麴, 한국은 곡자麯子라고 표기했는데 이것은 각국이 독자적인 누룩을 제조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국자', 한국의 '곡자'는 누룩에 누룩곰팡이와 효모가 공존하므로 누룩만 넣으면 발효가 가능한데 반해 일본의 '국'은 누룩곰팡이만 있는 경우로 효모를 투입해 주어야만 발효를 시킬 수 있는 것이 다르다.

누룩곰팡이는 누룩의 재료가 되는 밀 등의 전분질에 적당량의 수분을 가하고 상온에서 보온을 하는 발효 과정에서 젖산균과 물, 공기, 볏짚 등이 상호작용해 자란다. 누룩을 만들면 제일 먼저 젖산균이 자라고, 다음에 효모가 번식하는데, 술덧의 품온이 올라가면 효모는 번식을 중단하고, 최후에 누룩곰팡이가 자라는 등 이런 과정을 수없이 반복한다. 발효와 동시에 발생되는 열로 인해 수분 증발이 다 이루어지면 그와 같은 현상이 끝나게 되고 발효는 종료된다.

젖산균의 도움으로 누룩의 재료나 물, 공기, 볏짚 등에 존재하던 잡균이나 세균의 활동이 억제되면서 상대적으로 젖산에 강한 누룩곰팡이와 효모의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누룩을 만들면 제일 먼저 젖산균이 활발하게 자란다. 젖산균은 젖산을 만들고 부패균 증식의 원인이 되는 영양분을 먹어치워서 부패균 번식을 억제하는 천연 방부제의 역할도 한다. 젖산균에 의해 환경이 산성이 되면 젖산균의 번식은 줄어들고 약산성에서 번식 능력이 좋은 효모가 대량 증식한다. 이 효모가 곡물을 술로 만드는 발효 단계에서 알코올을 만들어낸다. 효모가 많아지면 이들이 살아가기 위해 호흡을 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생산하여 누룩의 온도가 올라가며 효모는 번식을 멈춘다. 누룩에는 여러 가지 곰팡이가 자라는데 이들이 다당류를 분해시키는 효소 아밀라아제를 만들어 다당류인 곡물을 포도당인 단당류로 분해하는 당화 과정을 담당한다.

 

누룩 다이제스트

현재 주조장에서 술을 빚는 발효제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전통 누룩, 곰팡이류를 인위적으로 번식시킨 입국粒麴, 조효소제(개량 누룩), 정제 효소제, 건조 효모, 액상 효모, 엿기름 등이 있다. 이 발효제들을 단독으로 쓰기도 하지만 적절히 배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전통 누룩

전통 누룩에는 소위 누룩곰팡이로 황국균, 백국균, 흑국균 등이 있는데, 이들 속에는 젖산균과 효모인 사카로마이세스 코리아누스, 사카로마이세스 세르비제가 공생 공존하여 술의 발효에 관여한다.

흩임누룩(입국)

입국은 쌀, 보리, 밀가루를 찐 후 배양한 곰팡이 종국을 접종 ・ 배양한 흩임누룩이다. 입국은 일본 누룩의 일종인 발효제로 곰팡이가 생성한 유기산은 주모의 잡균 증식을 억제하여 안전한 발효에 기여한다. 곧바로 곰팡이를 배양하기 때문에 국 자체가 발효제인 동시에 원료다. 입국은 주로 아스퍼질러스Aspergillus 속의 곰팡이를 사용하며 백국균, 황국균, 흑국균으로 나뉜다. 이들은 당화력과 단백질 분해력이 강해 막걸리, 청주, 증류주를 비롯하여 식초류, 장류, 음청류(감주) 등의 양조 산업에 많이 사용한다.

한국의 막걸리는 주로 백국균, 일본의 청주는 황국균, 중국과 대만의 홍주는 흑국균을 주로 사용한다. 백국균은 흑국균에서 변이된 종으로 '아스퍼질러스 루추엔시스Aspergillus Luchuensis'라 부른다. 막걸리에서 주로 백국을 사용하는 것은 황국과 달리 산 생성이 강하므로 술덧에서 잡균의 오염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백국균은 당화형의 내산성 아밀라아제와 구연산을 많이 생성하므로 초기 담금의 pH가 3.1~3.3이어서 여름철 발효에 대단히 유효하다.

조효소제(개량 누룩)

조효소제는 전분질을 함유한 곡물에 인위적으로 우량한 당화 효소 생성균을 번식시킨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재래 누룩의 여러 균을 배양한 후 혼합해 당화력을 높인 것으로 자연 누룩의 복잡한 맛과 당화력을 동시에 추구한 것이다. 정상적인 제조 관리로 만들어진 조효소제는 독특한 향취를 풍기는 회백색의 과립 상태 제품이다. 조효소제는 내산성 당화력이 존재하므로 첫 담금(수국 또는 초단 담금)할 때에 사용하거나 덧담금할 때 사용해도 무방하다. 이는 자가 제조 입국의 불균형성에서 오는 역가 부족을 보강하여 발효의 안정도를 높이는 데 사용한다.

정제 효소제

고체와 액체 배지에 당화 효소 생성 곰팡이를 배양한 후 전분질을 당화 ・ 분해시키는 효소만 추출 분리한 것을 말한다. 덧담금할 때에 물에 풀어 사용한다.

한국식으로 변형시킨 일본의 누룩 기술

이 설명은 전통 누룩과 일제강점기에 도입된 고지와 효모(종균)를 따로 사용한다는 뜻으로 대부분의 양조장에서 이 방식을 사용한다. 소위 양조장에서 찐 밀가루 등으로 만든 입국을 사용한다. 입국이란 일반적으로 곡류를 분쇄하지 않고 입자 상태의 쌀을 증자한 후 아스퍼질러스 속 또는 리조푸스 속 등의 곰팡이만 번식시켜 효소를 생성시킨 당화제다. 이를 일본의 누룩인 고지라 부른다.

고지는 종국이라는 씨 누룩을 사용하는데 황국균, 백국균이나 털곰팡이를 인위적으로 접종하므로 한국 전통 누룩과 달리 여러 종류의 미생물이 번식하지 않고 종국으로 사용한 황국균이나 털곰팡이만 단일로 번식한다. 과거에는 주로 황국균을 종균으로 사용했는데 황국균은 당화 효소 활성은 높지만 산酸 생산력이 약하므로 최근에는 산 생성력이 우수한 백국균을 많이 사용한다. 즉, 입국을 이용하여 술을 빚을 때, 배양 효모와 젖산을 투입해주므로 우리 고유의 양조 방식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현대 대부분의 국내 막걸리 양조장에서 한국의 전통 누룩이 아니라 일본의 누룩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장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국균은 흔히 술의 신맛을 좌우하며, 황국균은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고 하는데 양조장에 따라 백국과 황국을 혼합해서 술을 빚기도 한다. 현재는 백국을 미림, 간장, 미소에도 사용하고 있다.

전통 누룩은 여러 균이 모두 포함되므로 술의 맛이 상당히 복잡하고 발효 시간이 길어 상황에 따라 2배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막걸리의 효능

필수아미노산 풍부, 곡물과 누룩 속에 함유된 단백질은 발효 과정에서 다양한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 이렇게 다양한 아미노산은 일본의 누룩보다 한국의 전통 누룩에서 더욱 잘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일본의 누룩과 같이 한정된 곰팡이보다 많은 여러 곰팡이가 포함되어 다양한 아미노산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필수아미노산에 속하는 트립토판과 메티오닌 성분은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유산균이 풍부하다. 막걸리는 거친 체로 거르기 때문에 소화되지 않은 원료 성분과 더불어 발효 과정에서 증식한 효모 균체가 막걸리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효모 균체는 단백질과 각종 비타민의 함량이 높아 영양이 풍부하며 젖산균과 같은 정장제로 이용된다. 막걸리를 통해 살아 있는 효모를 흡수하면 장내 유해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는 정장제로서 작용을 얻을 수 있다. 유산균이 장 속으로 들어가서 자라면 장내의 pH가 낮아져 잡균의 번식을 막아준다.

유기산이 풍부하다. 막걸리에 존재하는 유기산은 전분에 분해된 단당류에서 생성되는데, 유기산은 막걸리의 신맛을 나타내므로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특히 새큼한 맛을 내는 성분으로 갈증을 멎게 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입맛을 돋우고 소화를 도와주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당보다 쉽게 에너지를 생성시킬 수 있는 물질이 유기산이므로 유기산이 많다는 것은 빠른 시간에 피로감을 해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말하자면 에너지를 쉽게 생성해 피로 물질이 쌓이지 않게 처리하는 것이다.

비타민B가 풍부하다. 막걸리 200㎖에는 비타민B2(리보플라빈)가 약 68㎍, 콜린(비타민B군 복합체)이 약 44㎍, 나이아신(비타민B3)이 50㎍ 들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비타민B군은 특히 중년 남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 피로 완화와 피부 재생, 시력 증진 효과를 낸다.

주박(술지게미)의 기능성이다. 주박을 섭취하면 장 내용물의 통과 시간 단축과 함께 배변량도 증가해 변비 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김순미 박사는 막걸리의 주박을 섭취한 당뇨 유발균의 흰쥐가 정상적인 식이를 섭취한 당뇨 흰쥐에 비해 포도당 경구 투여 후 혈당 증가량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면서 주박이 식후 혈당을 저하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유대식 박사는 이를 근거로 주박이 당뇨병에 유의한 효과를 나타내는 좋은 술이라고 설명했다.

막걸리의 섭취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고혈압 유도 효소를 저지하는 효과에서 막걸리는 고혈압 치료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동맥경화증 예방. 김아람 박사는 막걸리가 동맥경화증 유발에 관여하는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함량을 감소시킨다고 발표했다. 이는 막걸리가 혈관 순환계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항혈전 효과. 막걸리 추출물을 투여하면 실험동물의 혈류 속도가 빠랄지며 혈소판 응집도 감소된다는 연구 결과.

항고혈압 효과.

항산화 효과. 항산화 작용을 하는 스콸렌이 막걸리에 다량으로 포함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막걸리에 들어 있는 스콸렌은 1,260~4,560㎍/㎏으로 포도주 10~60㎍/㎏과 맥주 20~60㎍/㎏보다 50~200배 많다.

항암 효과. 암 예방과 암세포 증식 억제, 간 손상 치료, 갱년기 장애 해소 등에 탁월한 효과. 막걸리 농축액을 암세포에 가했을 경우 3.2배의 높은 암 예방 효과가 있었으며, 60퍼센트 정도의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를 보였다.

피부 미용 효과. 비타민B와 페닐알라닌 성분은 피부 재생에 도움을 주어 매끈하며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시켜준다. 피부 트러블을 없애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노폐물을 제거해준다. 또한 멜라닌 색소 침착을 막아주어 미백에 효과가 있으며 기미와 주근깨를 개선한다.

1950년대 일본에서 발표한 한 연구결과도 한국인의 장수 요인 중 하나가 막걸리라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세계의 술을 상대로 한 이 조사에서 막거리는 인간에게 가장 유용한 건강식품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막걸리의 물에 혼합된 유산균이 위액의 공격을 피해 대장까지 내려가기 쉽다는 뜻이다. 막걸리를 매일 약간씩 마셨더니 그렇게 속 썩이던 장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었다는 사람들이 주위에 생각보다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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