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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판 지붕뿐 아니라 벽에도 붙인다

한낮의 나른함이 싫지 않은 요즘 벚꽃이 만발한 봄 풍경을 보면 태양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낀다. 모든 생명체의 근원인 태양은 밝은 빛으로, 따스함으로 그동안 잠들어 있던 생물을 일깨우기에 부족함이 없는 존재다. 요즘처럼 환경과 더불어 에너지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태양을 이용한 대체에너지다. 대체에너지원으로서, 청정에너지로서 태양만큼 전세계적으로 유용할 수 있는 것은 없는 듯하다. 태양광전지는 헨리 베크렐이라는 물리학자가 규사를 포함하는 물질에 빛이 비추면 전기가 발생한다는 데 착안해 발명했다. 식물이 광합성을 하듯이 인공적으로 빛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혁명적 발견이었다. 현재 지구상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평방미터당 약 342W로 이 가운데 태양 전지판를 이용해 15~25% 정도를 전기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태양전지는 반도체로 이뤄져 있다. 규사를 주원료로 해 만들어지는 태양전지판은 플라스틱이나 유리로 씌워져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초기 투자비는 많이 드는 편이나 한번 시공하면 지속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특히 소비가 촉진돼 대량 생산되면 가격 경쟁력도 향상될 수 있으며, 일본이나 독일, 덴마크, 네델란드 등 환경 선진국들은 이미 1980년대부터 재생가능한 에너지생산에 관심을 가져 태양광발전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기생산은 대부분 대규모 발전소에서 생산해 이를 각 가정에 공급하고 있다. 이렇듯 대규모 시설은 시공에 따른 환경파괴와 전기공급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부하를 발생한다. 그러나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것은 그에 비해 환경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건물을 이용해 전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햇빛이 비추는 낮동안 전기를 생산해 축전지에 저장했다가 흐린 날에나 야간에 쓰면 된다. 이미 외국에서는 지붕에 설치한 태양전지판으로 생산한 전기가 남으면 전기회사에 팔고 모자라면 전기회사에서 받아쓰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건축물을 설계할 때 건물 안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양에 따라서 설치할 태양전지판의 규모를 결정한다. 최근에는 건물지붕뿐만 아니라 면적이 넓은 건물벽면에 태양전지판을 붙여 벽면마감과 에너지획득의 이중효과를 거두고 있다. 물론 벽면은 에너지취득 효율이 낮지만 상대적으로 지붕보다 면적이 넓어 유리하다. 우리나라의 기후조건은 태양에너지 이용 면에서 유럽이나 일본보다 우수하고 반도체분야의 기술도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정한 규모의 시장만 형성되면 외국의 태양전지 산업보다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각 개인이 내 집에서 쓸 에너지를 스스로 조달하려는 마음이 늘어갈 때 정부나 지자체도 대체에너지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태구/세명대 건축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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